이상하게 계속 눈이 가는 존재, 라부부(Labubu) 열풍의 정체는?
처음엔 그저 이상한 인형이라 생각했다.
무서운 이빨, 울퉁불퉁한 털, 너무 크고 텅 빈 눈.
하지만 한 번 눈길을 주면, 이상하게 빠져든다.
지금 한국의 MZ 세대는 이 정체불명의 생명체에 열광하고 있다.
라부부(Labubu)는 홍콩-벨기에 디자이너 카싱 룽(Kasing Lung)이 디자인한
수집용 봉제 인형 캐릭터 브랜드이다. 팝마트에서 판매 중이며, '더 몬스터즈' 시리즈로
출시되었다.
Labubu(라부부).
중국 팝마트(Pop Mart)의 블라인드박스 토이 시리즈 중 가장 강한 팬덤을 가진 캐릭터다.
처음엔 키덜트 중심의 컬렉터들만 알던 브랜드였지만,
이제는 K-POP 팬덤, Z세대, 직장인까지 SNS에서 너도나도 Labubu를 찾는다.
열풍의 핵심은 ‘기이함’이다.
귀여운 척 하지 않는다.
예쁘지도 않고, 클래식한 미감도 아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정이 간다.
그 이유는 복합적이다.
첫째, ‘불완전함’에 공감하는 시대 감성.
감정노동에 지친 현대인들은 정제된 미보다는 조금 망가진 듯한 위로에 끌린다.
둘째, **랜덤박스(Blind Box)**라는 추억의 시스템.
어릴 적 뽑기 놀이의 설렘이, 어른이 된 지금 ‘무계획한 소비’로 부활한 셈이다.
셋째, K-POP의 불씨다.
세븐틴, 뉴진스 등 인기 아이돌들이 방송에서 Labubu를 언급하면서
덕질+피규어의 교집합이 생겼고, 이는 팬덤을 통한 마켓 폭발로 이어졌다.
라부부(Labubu)의 인기는 단순한 유행이 아니다.
지금 한국의 감정 소비 트렌드와 디지털 브랜딩의 본질이 결합된 결과다.
피규어 하나로 자신의 취향, 감정 상태, 정체성을 표현하는 시대.
그리고 그 표현은 더 이상 말로 설명하지 않는다.
사진 한 장, 피규어 한 개가 대신하는 시대다.
라부부(Labubu)는 그래서 인형이 아니라
하나의 페르소나가 되어가고 있다.